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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체육지도과 편입학 후기

입과의 여정

생활체육지도과에 편입한 이유

2024년에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여정을 거쳤다. 필기, 실기만 거치면 끝인 줄 알았는데 구술시험과 연수까지 완수해야 했다. 1년간 이어지는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런데 시험에 합격하고 자격증을 손에 쥐었을 때, 이상하게도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더 컸다. 짧은 기간 동안 시험 합격만을 위해 공부했던 터라, 체육학에 대한 진짜 이해는 아직 시작도 못했다는 느낌이었달까? 그래서 방송통신대학교 생활체육지도과에 편입해서 ‘운동생리학’, ‘운동역학’과 같은 과목을 탐구하기로 마음먹었다.
자격증 취득 타임라인
최종합격 증서

수강 신청하기

내가 설정한 수강 신청 기준

학업이 전업이 아니기 때문에 일이 끝나고 한정된 에너지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1학기를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첫 학기에는 인지 부하가 크지 않으면서도 체육학을 한 눈에 훑어 공부할 수 있는 과목을 먼저 신청하게 됐다. 일과 병행할 때는 리소스를 분산하는 것이 효과적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중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개론을 통해 미리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체육학개론 (→ 컴퓨터 일반 과목의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개요
인간의 운동(신체활동)을 대상으로 그 본질과 효과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기존의 여러 기초 학문 분야를 포함한 응용 과학이라고 볼 수 있다. 개론에서는 ‘인간의 움직임’을 어느 한 분야의 학문만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인문과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적 영역에서 설명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강의 구성
한국체육사의 이해
스포츠윤리학의 이해
스포츠심리학의 이해
운동생리학의 이해
스포츠사회학의 이해
스포츠교육학의 이해
운동역학의 이해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에서도 필기 시험을 볼 경우 7가지 과목 중 5과목을 택하여 시험을 치른다. 7가지 과목의 느낌은 컴퓨터공학과의 전자계산기구조론, 운영체제론, 자료구조론, 데이터 통신, 소프트웨어공학론, 프로그래밍언어론과 비슷한 느낌이 난다. 생활체육과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이라고 한다면, ‘운동생리학’과 ‘운동 역학’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운동생리학은 ‘전자계산기구조론’ 성격에 가까운 학문이고 ‘운동 역학은 ‘운영체제론’ 정도로 대입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일과 병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을 한 학기에 모두 수강하기에는 부담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학기에는 ‘운동생리학’을, 2학기에는 ‘운동역학’을 학습하는 가장 큰 뿌리로 정했다. 1학기에는 개론이나 개요를 다루는 과목을 위주로 편성했으며, 2학기에는 ‘운동역학’의 이론적 관점을 적용해 볼 수 있는 실기 과목과 연계해서 함께 수강 신청할 예정이다. 인지 부하의 관점을 고려해서 범위를 넓히기보다는 웬만큼 범위가 겹치도록 성격이 비슷한 과목끼리 묶으려 했다. 배우는 내용이 비슷하고 다른 관점에서 학습한다면, 입체적인 사고를 할 수 있고 인지 부하도 넓히지 않고 줄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신·편입생 오리엔테이션 참석하기

오리엔테이션 행사 참석하기

이미 컴퓨터공학 학사 학위가 있는 내게는 사실 대학 생활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학문을 정녕 탐구하고 싶을 뿐이었다. 하지만, 학교 생활을 오랜만에 하기도 하고 내가 경험했던 IT 도메인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학과에 입과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 과정을 소화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오리엔테이션 행사 참여를 결심했다. 때마침 학교에서는 학습 개시와 동시에 OT 행사를 알리는 문자 메시지가 왔다. 늘 쉬었던 주말에도 학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설렘 가득한 학기의 시작을 기대했다.

교육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이번 오리엔테이션을 통해서 어떻게 학교 시스템이 구성되어 1년이 흘러가는지 한눈에 알고 싶었고 학년별로 어떻게 공부하고 학습하는지, 스터디 그룹과 같은 학업 활동이 있는지를 소개하는 자리라고 생각했다. 학사 학위를 따려고 입과한 게 아니고, 정말 학문 그 자체를 탐구하고 싶었기에 '학습 마인드 셋'도 이미 충분했다. 그런데 오리엔테이션 참석 당일, 나는 마음 한 칸에 왠지 모를 불편감을 느꼈다. 행사 시작과 함께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 순서가 있었던 것이다. 보통 국가 주관 행사라면 익숙하지만, 내 입장에선 ‘학습 열정을 불태우러 온 것’과는 좀 동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학업 동기가 확고한데 굳이 이번 행사를 통해 국기에 경례하고 애국가를 부른다고 해서 애국심을 강조하거나, 사회적 성과주의를 부추길 필요는 없어 보였다. 자칫하면 내면에 있던 학습 의지가 ‘성과주의 마인드셋’으로 치환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스쳤다. 아무래도 한국 교육과 행사 문화 전반에 남아 있는 구태적 ‘관례주의’가, 자율적 학습 의지보다 집단 정체성과 애국심을 우선시키는 흐름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던 것일까? 과거 공무원 생활을 해 보니, 이런 관행은 개인의 다채로운 색깔을 드러내기보다 획일화로 이어질 때가 많았다. 국가를 위한다는 명분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는데, 기대와 다른 풍경을 보며 적잖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강 후기

훌륭한 교수진 강의

체육학개론을 첫 학기로 신청해서 거시적인 관점에서 체육학을 훑어 보려고 했던 만큼, 가장 먼저 강의를 열었던 과목도 ‘체육학개론’이었다. 오리엔테이션에서 공무원 사회에서 느꼈던 관례주의를 체감한 만큼 강의 품질을 기대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내가 예상했던 강의 품질과는 색다른 콘텐츠가 숨어 있었다. 홀수 강의 초반부에는 교수님들이 지정된 스포츠를 배우고 겨뤄 보는 콘텐츠가 준비되었고 짝수 강의 초반부에서는 교수님이 읽으셨던 책 중 가장 인상깊다고 느꼈던 책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었다.
내가 아무리 생활체육지도과에 입학했다지만, 아직은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고 즐기지도 않는다(정말 체력 단련만을 할 뿐). 그래서 대부분의 책 소개에서는 크게 감흥이 없었지만, ‘스포츠교육학의 이해’ 강좌에서 한 교수님이 소개하신 ‘가르치지 않아야 크게 자란다’는 책이 인상깊었다. 이를 통해 스포츠 코칭 철학에 관해 알게 되었고, 내가 우아한테크코스에서 ‘코치’로 근무할 때에도 지도자로서 적용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교수 두 분이 인터뷰를 하면서 수업이 진행되는 독특한 방식을 띠기도 한다.
저자는 특정 선수에게 본인이 알고 있던 기본 지식을 통해 코칭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체격, 가동범위, 유연성, 선수만의 장점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정석으로만 가르쳤다고 한다. 책 제목대로 ‘가르치지 않아야’ 한다고 하는데 지도법을 보면 최근의 스포츠 코칭 동향과 일맥상통한다고 한다. 전통적인 지도 방식을 예로 들면, 코칭 방식으로는 폼을 어떻게 잡아야 하고 공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정석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가르쳤다고 한다. 그런데 저자는 전통적인 코칭 방식을 따르기보다는 선수가 스스로 생각해 볼 만한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예를 들자면 직구를 던지려면 손가락으로 어느 부분을 잡을 수 있을지를 물어본다고 했다.
저자가 행동하고 선수에게 사고를 유도하는 방식은 내가 우아한테크코스에서 웹 프론트엔드를 교육할 때 지도하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느꼈다. 때로는 직접 개념과 원리를 설명해 줘야 할 필요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학생 스스로가 공부하면서 스스로가 문제 해결 역량을 기르며 개념을 익히기를 의도하고 있었다. 실제로 수업시간마다 받은 피드백을 확인해 보니 내가 던진 질문에 스스로 고민을 시도한 학생들이 많았다.
내가 강의하면서 받게 된 중간 피드백을 살펴 보면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하는 것 같다.

학습 스터디 참여 후기

오리엔테이션 다음으로 내가 도움을 받기 위해 찾은 곳은 바로 생활체육지도과의 학습 스터디 모임이다. 간담회 이후 두 번 정도 모임이 열렸다. 첫 번째 시간에는 ‘자기소개’를 진행하면서 스터디를 함께하는 구성원들을 알 수 있었고 두 번째 시간에는 학과 강의를 어떻게 수강하는 것이 좋을지, 학기 중 중요한 이벤트인 중간 과제물 제출, 중간고사 수업, 기말고사 등을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하면 좋을지 노하우를 전수 받는 자리였다.

마치며

대학생이 되면 GitHub Pro, 노션 Pro 플랜 등 학생 혜택만을 누리려고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대학생’이라는 신분은 무거웠다. 강의 수강과 시험 응시 이외로도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점에서도 놀랐다. 아무리 온라인으로 수강한다고 하더라도 생각보다 할 일이 많다고 느껴졌다. 과제물 제출부터 심적 부담감과 압박감이 느껴졌다.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 물론, 전업 학생들에 비해 압도적인 학습량을 보일 순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리소스가 한정되기 마련이니까…
당초 입학할 당시에는, 컴퓨터공학과에서 보인 우수한 성적과 마찬가지로 생활체육지도과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는 포부가 있었다. 그런데 어쩌면 한정된 리소스에서 고성과를 기대하는 것조차도 완벽주의의 일환이지 않으려나? 작년 연말과 올해 연초에 번아웃과 회복 과정을 통해 완벽주의를 내려놨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제한된 리소스에서 고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