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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스포츠지도사 2급 연수를 마치며

연수 수강하기

연수 운영위원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번 시험이 확실히 어렵게 출제되었다는 점을 체감했다. 연수원 운영위원 교수님은 생활스포츠지도사 필기 응시 인원 50,000명 중 필기 합격률은 60% 정도이고 특히 운동생리학은 어렵게 출제되었다고 하셨다. 그리고 실기/구술 시험에서는 필기 합격 인원 중 30%만이 합격했다고 하셨다. 평년은 실기/구술 시험 합격률이 60%인데 반해 이번에는 반토막이 난 것이다. 점점 시험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하셨다. 이전에 내가 실기/구술 공고를 보면서 변별력을 높이려고 했던 것 같다고 추정했던 적이 있었는데 사실과 맞아떨어졌다. 특히, 운영위원 교수님은 변별력을 높이면서 생활스포츠지도사의 자격증을 누구나 쉽게 취득하지 못하도록 해서 희소성을 높이고자 하시는 것 같았다. 올해부터 특히 더 어려워지는 시기에 자격증을 한 번에 취득하니 사활을 걸고 준비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도파민 농사는 풍작인 것 같다.

을지대학교 연수원을 고른 이유

인터넷 후기를 찾아보면, 연수원은 집에서 가까운 곳을 고르라는 의견이 제일 많다. 하지만, 나는 집에서도 가까웠으면 좋겠지만 무엇보다도 교육의 품질을 보장 받고 싶었다. 연수 비용은 20만 원이나 드는데 이왕이면 66시간 동안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은 것이 컸다. 필기 시험장, 실기 시험장을 골라서 지원할 수 있듯이 연수원도 내가 원하는 대학교 및 캠퍼스의 위치를 선착순으로 선택할 수 있었다. 마침 을지대학교 연수원은 집에서 가깝기도 했지만, 2023년도 후기가 매우 좋았다. 강사분들께서 열정적으로 임해 주셨고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분들이 오셔서 강의를 진행한 생생한 후기 글이 많았다. 이번 2024년에도 실무 중심으로 유용한 강의 위주로 진행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을지대학교 연수원을 골랐다.

전반적인 연수 일정과 구성

내가 생각할 때는 필기 시험이 가장 큰 난관이었고 그 다음은 실기/구술 시험이었다. 단지, 연수와 현장 실습은 출석만 잘하고 성실히 과제나 실습일지만 작성하면 무난하게 통과되는 것이기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66시간이나 되는 연수를 소화하기 위해 주말을 태우고 8시간씩 총 24시간이나 되는 시간을 현장 실습으로 주말을 태운다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현업과 병행하기 때문에 컨디션 관리가 너무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도 돌아 보니 가장 큰 도전을 해냈다는 점에서 내 자신이 마음에 든다.

스포츠 매니지먼트 강의에서 느낀 나의 통찰

연수 중 가장 인상깊었던 강의라고 한다면 스포츠 매니지먼트(경영)강의를 꼽을 수 있다. 직업군별로 필요한 역량이 다를 줄 알았는데 사람을 대하는 직업이라면 어떠한 직업이든 요구하는 역량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다. 스포츠 매니지먼트 강의는 삶의 전반에서 내게 큰 통찰을 준 인상깊은 강의였다.
내가 일하는 우아한테크코스 부트캠프에서는 교육생에게 웹 개발에 필요한 기술 역량을 교육하는 동시에 소프트 스킬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소프트 스킬이란, 조직 안에서 팀원과 팀워크를 잘 발휘하면서 협상하거나 소통하는 능력을 말한다. 의사소통 능력을 포함해 유연성, 문제해결능력, 혁신, 비판적 사고 등 개인의 특성과 관련이 있으며 행동과 태도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교육자로서 나 역시 소프트 스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정호중 선생님의 피트니스 매니지먼트 수업을 통해 그 가치와 적용 범위가 생각보다 더 넓고 깊다는 것을 새롭게 깨달았다. 이 경험은 내가 담당하는 웹 개발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군에서도 소프트 스킬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더욱 명확히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수직과 수평의 균형: 효과적인 조직 문화의 비밀
수직적 구조로 가장 이해하기 쉬운 문화는 군대 조직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수직적인 구조에서는 하급자는 상급자에게 복종을 요구하며, 중요한 의사 결정은 상급자가 내리고 그에 따른 조치를 하급자가 수행하게 된다. 하급자가 의사 결정 과정에 개입할 경우는 거의 없고 보통 결과만 알게 되는 환경이다.
피트니스 업계에서는 일반 트레이너, 매니저(팀장), 점장, 대표 급으로 나뉘는 것 같다. 체육업계 특성상 위계질서가 분명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강사님이 운영하시는 센터에서는 직급은 구조상으로만 두고 소통은 수평적으로 하려고 노력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직적인 공직문화와 수평적인 회사 문화를 모두 경험해본바, 수평적인 문화에 적응하니 내 생각과 아이디어를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 강사님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었다.
확실히, 심리적 안전감이 형성되면 팀원들과의 소통이 더욱 원활해진다. 이러한 환경은 업무 효율성과 창의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처음에는 적응하는 데 익숙지 않았지만, 이제는 이러한 수평적 문화가 개인의 성장과 팀의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예를 들어, 교육 커리큘럼을 만드는 회의 중에 아이디어를 꺼내는 데 개발 경력은 전혀 상관없다. 수직적인 회사였다면 “경력이 부족한 주니어 개발자 출신이면, 선배 개발자의 의견을 따르는 게 좀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요?”라며 묵살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수평적인 문화에서 일하다 보니 나의 사소한 의견이더라도 팀원들은 교육에 어떻게 같이 반영할지 고민한다. 내 아이디어가 부족했지만, 팀원들의 의견을 거쳐 개선되고 결국 교육에 스며들 수 있었다.
우아한형제들 우아한문화
야생에서 배우는 지혜: 현장 중심 학습법
생활스포츠지도사 필기 시험과 구술 시험을 준비할 때는 학습 로드맵을 그리는 것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시험에 나오는 것 위주로 서점에서 구매해서 공부하면 됐기 때문에 의지만 챙기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역량을 갖춘 트레이너로 성장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공부해야 할까? 이런 고민이 됐다. 나만의 고민과 생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 선생님께 이 질문을 했다. 답은 기본적인 이론을 공부했다면 이후에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회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학습을 시작하면 된다고 하셨다. 어떤 회원을 맡는지와 회원이 내게 어떠한 것을 요구하는지에 따라 자신이 갖춰야 하는 역량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책을 고르는 기준도 품질이 좋아야겠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눈에 잘 들어오는 것을 고르면 된다고 노하우를 전수해 주셨다.
개발자가 되기 위해 준비했던 시절 내가 고민한 내용과 비슷했다. 개발 분야에서도 통용되는 컴퓨터 공학(CS) 지식이 있지만, 이후에는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사용하는 기술과 마주하는 이슈를 통해 어떤 공부를 먼저할지 상황이 달라지게 된다. 예를 들어 백엔드 개발자이지만, 자신이 서버 API 통신을 위주로 개발을 맡았다면, 스프링 프레임워크를 배웠겠지만, SQL 쿼리 작업을 많이 하는 업무를 담당했다면 DB와 관련된 서적을 먼저 학습했을 것이다.
메타인지로 자아 성찰하기
메타인지는 '생각에 대한 생각' 또는 '인지에 대한 인지'를 말한다. 이는 자신의 사고 과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능력이다. 메타인지는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지식의 깊이를 평가하며 모르는 이유를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부족한 점을 개선할 수 있게 된다. 요즘 사회에서 메타인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예를 들어, 단순히 '운동을 하면 좋아'라고 생각하는 것과 '나는 왜 운동을 좋아하는지', '운동할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어떤 욕구로 운동하게 되는지'를 인식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메타인지를 통해 우리는 운동을 좋아하는 이유뿐만 아니라 때로 운동이 힘들게 느껴지는 이유도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과 함께 운동할 때 더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이를 활용해 운동 습관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우아한테크코스 교육기관 내에서도 메타인지는 중요하게 생각한다. 교육생들은 단순히 내용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얼마나 깊이 알고 있는지'를 스스로 평가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학습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한다. 예를 들어, 코드 리뷰 과정에서 자신이 왜 이런 코드를 작성했는지를 설명하거나, 페어 프로그래밍을 통해 다른 사람과 지식을 공유하면서 자신의 이해도를 점검한다. 또한, 주기적인 회고를 통해 자신의 학습 방식과 태도를 되돌아보며 개선점을 찾는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수업에서는 트레이너에게도 메타인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회원이 재등록하지 않았을 때 트레이너는 단순히 회원과 트레이너가 성향이 맞지 않았을 수도 있다. 또는 회원 개인 사정 때문일 수도 있다. 정말 그 사유가 맞는지, 또는 내게 어떤 부족한 점이 있어서 재등록으로 이어지지 않았는지, 부족했다면 어떤 부분에서 회원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했는지를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이러한 메타인지 과정을 통해 트레이너는 자신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개발자와 트레이너의 공통점: 문제를 해결하기
처음 개발자를 시작할 때 개발자는 무언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직업이라고 여겼다. 웹 사이트를 빠르게 구축하고 최적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것이 가장 멋진 개발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경험을 거듭하니 개발자는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기술을 활용해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을 만든다면 성능을 최적화하고 고품질의 코드로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 여러 상품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방법과 같이 사용자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이다. 이 기능은 고객이 쇼핑하면서 원하는 상품을 임시로 저장하고 한 번에 결제할 수 있게 해줄 것이고 회사에도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따라서 개발자는 사용자의 불편함을 해소하면서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개선해 나가는 과정을 거친다. 결국, 멋진 웹 사이트는 이러한 문제 해결 과정의 결과물인 셈이다.
이 수업 시간에는 트레이너도 개발자와 마찬가지로 회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있는 직업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트레이너를 단순히 운동 방법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 트레이너는 회원의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해결하는 전문가다. 운동 루틴을 짜는 것은 트레이너가 하는 일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예를 들어, 체중 감량을 원하는 회원이 있다면 트레이너는 단순히 운동 계획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회원의 생활 습관, 식단, 스트레스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맞춤형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회원이 허리 통증으로 고민한다면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운동과 자세 교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결국, 개발자가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듯이 트레이너는 운동과 건강에 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고객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모든것을 다 알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기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먹었을 때, 나는 프로그래밍에 필요한 거의 모든 지식을 깊게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기술이나 모르는 공학적 지식이 나오면 어떻게든 이해하고 깊게 공부하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슈퍼 개발자’가 얼마나 비현실적인 목표였는지 깨닫게 됐다. 개발 분야는 버전을 거듭할 때마다 사용법이나 구성 방식이 크게 변하기도 한다. 그러면, 내가 그동안 알고 사용한 지식이 쓸모없어지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능히 알기란 어렵다. 따라서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이에 필요한 지식을 빠르게 학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요즘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생성형 AI를 이용한다면, 이전보다 빠르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뛰어난 개발자의 역량은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찾고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점이었다.
트레이너 역시 뛰어난 역량은 건강과 운동 지식을 섭렵하는 데서 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회원의 상황에 맞는 정보를 찾고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지 않을까? 처음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을 때 만약 내가 트레이너가 된다면 운동생리학, 해부학, 영양학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내로라할 만큼 학습되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개발자와 마찬가지로 모든 지식을 깊게 능통한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 건강과 운동 과학 분야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하고 현장에서 적용해야 한다. 아마, 회원은 담당 트레이너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고군분투하고 빠르게 학습하여 자신에게 적용해 주기를 바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마음을 여는 열쇠: 라포의 힘
라포(rapport)란 사람들 사이의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친밀한 관계를 뜻한다. 라포 형성은 서로 공감대를 만들고 편안한 소통 환경을 만드는 과정이다. 단순한 친밀감을 넘어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의사소통과 협력을 하도록 만드는 요소이다.
내가 처음에 교육자(코치)가 되었을 때 교육생의 코드를 리뷰할 때 개선점을 잘 짚어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라포가 덜 형성된 상태에서 한 교육생의 코드에 대해 개선점을 짚어주었는데, 그 교육생은 예상 외로 침울해 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교육생은 자신의 과제에 많은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나의 의도는 그의 부족함을 들추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코드를 위해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알려주고자 하는 것이었다. 특히, 코드 리뷰와 같이 문자로 소통하는 경우 이런 오해가 생기기 더욱 쉽다. 그런데 평소에 좀 더 친밀한 관계였다면 교육생은 이를 비난이 아닌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퍼스널 트레이너도 회원과 라포 형성이 중요하겠다는 것을 느꼈다. 새로운 회원에게 체지방 감량을 위해 평소보다 강도 높은 운동을 제안할 때 트레이너의 의도와 달리 회원은 얼굴색을 붉히며 불편한 기색을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회원이 자신의 체형에 대해 상당히 민감해한다면, 트레이너의 제안은 자신의 몸에 대한 비난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라포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진심어린 조언조차 오해를 살 수 있을 것이다. 정확한 방향과 올바른 지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회원이 트레이너와 같은 방향을 향하도록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이 좀 더 중요한 것임을 느꼈다.
왜 이러한 점이 인상적이었는가?
산업에서 쓰이는 기술적인 역량 말고는 조직에서 추구해야 하는 문화, 역량을 갖추기 위해 학습하는 방법, 메타인지 등 이미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한 활동에서 기술적인 도메인만 바뀐다면 좋은 트레이너가 되기 위한 활동이 된다는 점에 대해 놀랐다. 어떤 분야에서든 기술적인 역량을 갖추는 것은 중요하지만, 소프트 스킬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트레이너와 개발자 모두 직업만 다를 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미션이 주어진 점이 동일하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특히 체육업계는 권위적이고 보수적이라는 선입견이 강했고, 실제로 업계 전반적으로도 그런 성향을 띠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경험한 PT 선생님들은 대체로 권위적이거나 보수적인 것에서 거리가 멀었고, 이번 교육 과정에서 수강한 내용도 마찬가지였다.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점을 추구한다는 것이 인상깊었다.
이 강의를 통해 배운점과 깨달은 점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최고의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최고의 개발 역량을 갖춰야 하는 것만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 팀내에서 긴밀하게 협업을 하면서 소프트 스킬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다. 놀랍게도 이번 교육을 통해 퍼스널 트레이너와 같은 전혀 다른 직업군에서도 이러한 소프트 스킬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결국, 어떤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기술 역량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소프트 스킬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기타 유익했던 강의 소개

근비대를 위한 트레이닝 중 정크 볼륨 vs 이펙티브 볼륨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무산소 운동을 하면 젖산이 몸에 쌓이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가끔 운동을 하면 타들어가는 느낌이 드는데 이는 젖산이 혈중 농도에 쌓이면서 타들어간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고 한다.
근육에는 지근과 속근이 있는데 지근의 주 에너지원은 산소여서 사이클과 같은 유산소성 운도에 주로 쓰인다. 그런데 근력 운동을 할 때도 지근이 먼저 쓰이고 이때 산소가 고갈된다. 이후에 속근이 동원되는데 보통 15회 정도의 운동을 하면 10회는 지근이 쓰이고 이후부터는 속근이 쓰인다고 한다. 이때 타들어가는 느낌이 들게 되는데 이때를 잘 공략해야 한다고 한다. 나는 그동안 몸에 무리가 오는 신호로 인식하고 타들어가는 느낌이 들면 운동을 멈췄는데 알고 봤더니 근성장을 멈췄던 것이었다. 그동안 타들어가는 느낌은 몸에서 보내는 위험 신호라고만 생각해서 운동을 멈추곤 했는데 이걸 빨리 알았으면 좀 더 많은 성장을 이루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 연수를 받지 않았으면 이러한 이론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을 것 같다.
기본에 충실한 코칭의 힘 - 전문가가 아닌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하기
기능성 트레이닝은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기반으로 한다. 인간의 모든 동작은 사실 7가지 기본 움직임 패턴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7가지 패턴은 우리의 일상생활은 물론 운동 능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기능성 트레이닝은 단순히 근육을 키우는 것을 넘어, 우리 몸의 전반적인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는 더 나은 삶의 질과 건강한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운동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성 트레이닝의 원리는 코칭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강사님은 기본적인 7가지 움직임만 알면 전혀 모르는 종목도 코칭할 수 있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내가 잘하면 내가 선수하면 되지”라고 하셨는데 여기서 큰 울림이 있었다. 운동하는 사람 입장과 지도하는 입장은,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지도하는 입장에서 ‘코치’의 역할을 고민했던 것이었을까? 아닌 것 같다. 내가 교육자 코치로 활동하면서 프론트엔드 분야와 관련된 모든 이론과 프레임워크, 라이브러리를 완벽에 가깝게 익히려고 발버둥쳤던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운동 코치가 모든 종목을 완벽하게 수행할 필요가 없듯이, 개발 코치도 모든 기술을 완벽하게 구사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느꼈다. 운동 코치의 역할은 선수나 회원의 퍼포먼스를 높여주듯 개발 코치는 교육생들이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고 그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역할에 집중하면 될 것 같다.

연수를 마치며…

현장 중심의 교육으로 구성한 연수원의 노력

연수를 받으면 연수원 교재를 받게 된다. 그런데 10년간 표지만 변하고 내용에는 변화가 없다고 하셨다. 그런데 을지대학교 연수원에서 강의하신 분들은 모두 이론과 현장의 괴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현장감이 느껴지는 강의 위주로 진행해 주셨다. 심지어, 나는 퍼스널 트레이너도 아닌데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도 많았고 몰입감 넘치는 분위기에서 강의를 수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최대한, 연수생들의 여건을 배려하여 성실히 연수에 임하면 합격시키려고 노력한다는 점을 강조하셨는데 이런 운영진들의 진정성과 열정이 느껴졌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연수생과의 교류

체육업에 종사하시는 다양한 분들을 뵀던 기회였다. 생활스포츠지도사는 종목이 여러 분야로 나뉘는데 내가 보디빌딩 종목으로 취득했지만, 등산, 레크리에이션, 골프 정말 다양한 분들을 교실에서 만나뵀다. 그중 피트니스나 필라테스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았다. 내가 일하는 곳과 다른 종류의 일을 하시는 분들이라서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내게는 모두 새로웠다.

해부학에 대한 관심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 자격증 구술 시험에 올해부터 기능해부학이 추가되면서 인체의 면, 해부학적 자세를 알아야 했다. 정중면, 시상면, 관상면별로 일어나는 인체의 움직임과 대표적인 운동의 예시까지 공부해야 했다. 한자어, 우리말, 영어 명칭을 모두 외우는 수고로움까지 필요했다. 기능해부학 강의를 유튜브에서 잠깐 들었는데 이는 원리를 이해하기보다는 결국은 암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구술 시험을 준비할 때는 도무지 이러한 용어를 왜 외워야하는지 충분히 공감되지 않았고 어디에 활용되는지도 알 수 없어서 막막했던 것 같다.
이것은 마치 전자계산기구조론의 이론과 같은 측면이라고 생각했다. 프로그램의 명령어를 써서 실행만 해서 문제해결을 하면 됐지, 왜 굳이 전자계산기 구조를 알아야 할까? 처음부터 전자계산기구조론을 공부하면서 진법에 관해 공부하려고 하면 거부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프로그래밍 언어로 0.1+0.1+0.1 연산을 시킨 뒤 0.3 으로 똑 떨어지지 않는 결과를 탐구하도록 시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IEEE754 부동소숫점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유도할 수 있고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단 하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도메인 분야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도 함께 고려하며 시야를 넓혀갈 수 있다. 해부학이 내게 그랬다. 통증이나 골반의 불균형 관점과 같이 실용적인 관점에서 먼저 접근하니 내가 왜 해부학이나 기능해부학을 공부해야 하는지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됐다.

마인드셋의 변화

학창시절에 운동과 거리가 있었던 터라, 어렸을 때는 운동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좋은 성과나 경험을 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남들보다는 뒤늦게 운동에 흥미를 가지고 시작했기 때문에 나는 운동에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러한 고정적인 마인드셋은 누군가의 운동 프로그램, 누군가의 패러다임에 의존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연수를 받으니 이제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겠지만, 최종적으로는 내가 나를 가장 잘 알 수밖에 없으며, 나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 같다. 현장에서 사용되는 실용적인 관점에서 해부학을 공부하게 되니, 앞으로 내가 운동하면서 근육의 쓰임에 관해 스스로 확인할 수 있고 내 골격 구조나 특성을 고려해서 적절한 가동범위와 기구를 잡는 그립 방법, 간격을 조절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 내내 준비했던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은 단순한 도파민 농사가 아니라, 나의 교육 철학과 방법론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이 연수는 기술적인 습득을 넘어, 소프트 스킬의 중요성과 지속적인 자기 성찰의 가치 또한 깨닫게 해주는 귀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기술적 역량만큼이나 소프트 스킬 또한 역량 향상을 위해 노력하며, 지속적인 자기 성찰을 통해 좀 더 나은 교육자가 되기 위해 성장해야겠다.
이제 마지막 남은 것은 현장실습…!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