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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 배우러 갔다가 인생까지 배운 1년 회고

변화를 시도할 당시

다른 선생님을 찾아가 운동을 배운다는 것이 내게는 두려운 일이었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는 것이 내게는 그리 달가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익숙한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이 맞는지 고민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태로서는 정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두려웠지만, 여기서 익숙함을 택한다면 시간 낭비, 돈 낭비, 영원히 정체될 것이라는 위기감에 서둘러 새로운 선생님을 찾아 모험을 떠났다.
2023년 3월, 그렇게 동네에 있는 PT숍을 발품을 팔며 돌아다녔다. 여러 군데 상담과 체험 수업을 받은 결과, 고민 끝에 새로운 피티숍에 등록했다.

기대했던 점

기본에 먼저 충실하기

스트레칭, 골반 유연성 키우기

운동하기 전, 항상 스트레칭하는 것으로 준비 운동을 시작한다. 지금껏 PT를 받으면서 스트레칭을 10분 이상 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골반 유연성이나 뻣뻣함의 정도 등의 컨디션을 체크해 주시는 경우가 없었는데 새로운 선생님은 이 부분을 굉장히 강조하신다. 예를 들어 운동 전에 스트레칭을 위해서 전신을 풀어 주고 운동 세트 중간에 흉추 스트레칭을 한다.

코어, 복근 운동의 강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코어가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다. 특히, 그중 복근 운동을 강조하는 글은 많이 봤는데 실제로 이전까지 PT를 받을 때 코어나 복근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따로 챙겨주시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선생님은 동작 중 코어의 안정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하신다. 특히, 코어를 지탱하기 위한 근육 중 하나로 복근 운동을 굉장히 강조하신다. 나의 경우, 복근 운동을 시키면서 내가 복근은 나와 있는데 복직근으로 운동하기보다는 장요근과 허리의 힘을 이용하여 운동한다고 진단해주셨다. 그동안 혼자 운동할 때는 복근운동을 올바르게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었다. 코어의 중요성도 체감하진 못했었다. 새로운 선생님께 체험 PT를 받으면서 코어 운동에 대해 배운 뒤 코어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기본기를 익히기 위해 하나에 집중하기

이전 선생님은 다양한 운동으로 하나의 부위를 훈련시켰다. 예를 들어 후면 어깨만 하더라도 1시간에 덤벨을 이용한 운동, 케이블을 이용한 운동, 바벨이나 스미스 머신을 사용하는 운동을 섞어서 다양하게 운동했다. 한 시간에 다양한 운동을 하는 것은 내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방법이었다. 도구를 자주 바꿔 운동하니 원리를 체득하기가 굉장히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러 가지 운동을 하면서 따라가기 급급해서 근육에 부하가 걸리는지를 느끼지 않고 단순히 모양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지금은 모양을 만들기보다는 목표한 근육 부위에 부하가 걸리는지를 느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모양을 신경쓰지 말고 자극을 느껴보기

이번에 새롭게 만난 선생님은 1시간 동안 부위별로 2~3개 정도 종류의 운동으로 진행해 주신다. 한 시간 안에 배우는 종목이 비교적 단조로우니 운동 원리를 습득하기가 수월하다. 선생님은 융통성없게 기본기만 강조하는 것이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나는 기본기를 잘 챙기고 싶었고 오히려 내가 원하던 방향이었다. 그래서 꾸준히 기본기를 강조해 주신 덕분에 더 운동을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특히, 데드리프트는 내게 난제였다. 데드리프트를 할 때마다 자극이 오는 건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선생님은 데드리프트라는 동작 자체에 집중하지 말고, 등 전체에 긴장이 들어갔는지에 집중해 보자고 하셨다. 새로운 솔루션대로 진행한 결과 데드리프트를 할 때 빈 봉으로 자극을 느꼈던 적은 처음이었다.

수업 중 몰입도

어느 정도의 잡담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전의 선생님은 배울 때 쉬는 시간이 피드백보다는 잡담이 많았다. 내가 원하는 피드백을 받을 수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새로운 선생님은 잡담이 거의 없다. 쉬는 시간에도 코어를 제대로 썼는지, 어떻게 하면 코어를 제대로 쓸 수 있을지 피드백을 쉴새 없이 쏟아 주신다. 이때 내가 궁금한 것을 편하게 질문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전까지 OT, PT 수많은 선생님들이 지나갈 때마다 항상 내게 골칫거리는 수업 중 과도한 휴대폰 사용이었다. 회원의 급한 스케줄 조정이나 급한 용무가 있을 수 있으니 어느 정도는 이해하지만, 내가 운동을 하고 있는데 나를 안 보고 쇼핑이나 단순 카톡을 목적으로 휴대폰을 사용하시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이런 부분에 관해서도 미리 말씀은 드렸지만, 상황이 이전보다 나아졌을 뿐이지ㅠㅠ 개선이 어려우셨나 보다. 그런데 이번에 새롭게 만난 선생님의 경우 아예 휴대폰을 자리에 두고 오신다. 단 한 번도 “수업 중에 휴대폰 좀 안 보셨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이제 나만 집중하면 된다.

좋았던 점

반복되는 피드백을 통한 성장

운동을 마친 후, 그날의 수업과 내 몸의 컨디션에 대해 기록했다. 1년 동안 받은 피드백을 돌아보니, 선생님이 처음부터 일관되게 주신 조언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동일한 내용이 반복되는 피드백은, 나에게 올바른 움직임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을 하게 만들었다(이걸 못고치는 게 참…).
예시 마지막에 가슴에 힘을 주는느낌보다는 계속 수축시키려고 움직이려고 하는 느낌만 만들어주시면 어렵지 않게 되실 것 같아요!! 한끗차이니까 좀만 여유있게 움직임부터 항상 생각을 해주셔야해요!!!
반복된 피드백을 통해 운동 기술의 정확성을 개선하려는 끈기를 배웠다. 나도 교육자로서, 같은 피드백을 여러 번 줘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지만, 반복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 같다. 이 경험을 통해, 교육자로서 인내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나는 진정한 교육자가 되려면 멀었나 보다.

파트너십 운동

사실 거쳐 갔던 이전 선생님들과도 같이 운동을 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같이 운동할 때마다 내가 운동하는 중간에 피드백을 받기가 몹시 어려웠다. 하지만, 새로운 선생님과 운동할 때는 내가 피드백을 이전보다 더 많이 받는다. 선생님 턴에서는, 운동하시는 모습을 미러링할 수 있는 기회이다. 또한, 피드백을 적용할 수 있는 시간 시간적인 여유를 좀 더 두고 진행하는지라 마음도 편했다. 같이 운동한 날에는 운동 성과도 대체로 좋았다. 이런 협력적인 훈련 방식은 내가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동기부여였다.

동기부여

모든 선생님이 열정이 있으셨지만, 꾸준히 오랫동안 노력하는 선생님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새롭게 만난 선생님은 한때 주말에 부산에 가셔서 레슨을 받고 오실 정도로 열정적이셨다. 심지어 올해에도 대회를 준비하신다.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동기부여를 느끼고 경외감마저 든다. 그래서인지 선생님의 피드백에서 남다른 무게감과 진심이 느껴진다. 그래서 내 마음이 느슨해질 때마다 선생님이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반성하게 된다. 아, 열심히 해야지…

무게를 들어 올리며 깨달은 것들

덤벨보다 무거웠던 깨달음

운동을 하며 예상치 못했던 깨달음을 얻었다. 바로, 내가 삶을 어떻게 대하는지였다. 나는 어려움에 직면하면 방향은 고려하지 않은 채 앞만 보고 달렸던 것 같다. 항상 최선을 다한답시고 힘부터 꽉 주고 시작했던 것 같다. 기본기를 지켜야겠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급해지면 항상 여유가 없어졌다. 운동할 때도 마찬가지이더라. 무게가 무겁다는 생각이 들면 어디에 힘이 들어가든 상관없이 들고 보자는 식이었다. 운동하는 내내 최선을 다하겠답시고 가벼운 무게에서도 몸이 전율할 정도로 힘을 줬다. 그런데 인생에서도 어쩌면 힘부터 꽉 주고 시작하려고 하지는 않았나? 되돌아보게 된다.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닌데 힘부터 꽉 쥐니 경직되고 쉬운 일도 어려운 일이 돼 버렸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기본기만 지키기

항상 “잘하려는 욕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왕 하는 거 잘해야겠고, 지켜보는 사람도 있으니 잘해야 할 것 같은 강박 때문에 피드백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내가 잘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함께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와 같은 생각이 복잡한 상태에서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경우 항상 코어라는 본질을 놓치고 운동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세가 무너지면, 엉뚱한 곳에 자극이 간다. 결국 목표로 하지 않은 엉뚱한 곳만 펌핑되어 그날 운동은 망친 적이 많았다. 이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일단 코어부터 잡고 동작을 하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어쩌면 삶에서도 이런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잘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기본에 집중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강의를 준비할 때마다 “이것이 대상자들에게 적합한 교육일까?”, “나의 메시지를 좀 더 잘 전달하려면 어떤 순서로 전개해 보는 것이 좋을까?” 하면서 생각이 깊어지곤 한다. 그런데 이제 일단 기본에 집중해야겠다.

힘은 필요한 만큼만 준다.

운동에 관해 이전에는 배우지 못한 새로운 점을 많이 배웠다. 운동에 적용해야 하는 부분인데 살아가는 데도 적용하면 좋은 것들이었다. 예를 들자면, 힘은 최대한 꽉 주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준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빈 봉을 든다면, 빈 봉을 들 만큼의 힘만 주면 된다고 강조하신다. 내가 항상 빈 봉을 들 때에도 최대치의 힘을 쏟아 붓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을 인생에도 대입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예를 들어, 작은 일에도 불필요하게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나의 신념 때문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에너지를 낭비하다가 정작 필요할 때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서 번아웃이 오는 순간이 있었던 적이 많았다. 올해에는 기필코 힘을 적절하게 분배해 보려고 한다.

그 밖에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피드백

 코어가 잘 잡히고 안 잡히고의 문제는 컨디션의 문제가 아니에요. 컨디션의 문제는 단지 그날 최대 무게에 영향을 받는 것이에요. 따라서 코어가 잘 잡히고 안 잡히고는 집중력의 문제이며 컨디션에 따라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코어를 잡는 훈련이 덜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지금은 힘을 안 들어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힘을 많이 줘서 문제입니다. 힘을 빼는 연습을 해 보도록 하죠.
 운동은 코어를 지킨다는것 외로는 마음을 비우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서 여유가 필요한 것. 생각이 많아지면 오히려 엉뚱한 곳에 힘이 들어가고 집중해야 하는 부위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합니다.
여유가 있다는 의미는 이완(신장성 수축)할 때는 이완만, 수축(단축성)할 때는 수축만 집중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대개 여행 치료 받고 오면 쉽게 회복됐다ㅋㅋ 심리적인 영향도 큰가 보다.
 코어를 잡으라는 건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을 정도만 힘을 주라는 이야기예요. 불필요하게 힘을 주면 오히려 엉뚱한 데 힘이 들어가면서 몸이 경직되기 마련입니다. 축구공을 바로 앞 선수에게 패스할 때 과도하게 힘을 주지 않고 적절하게 힘을 조절하는 것처럼 동작에서도 적절하게 힘을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자극은 느끼려고 쥐어 짜는 것이 아니라 자극이 오기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가벼운 무게에서 자극을 주기 위해 억지로 힘을 주는 것이 아니에요. 근육의 수축/이완을 느끼면서 서서히 자극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는 겁니다. 코어를 지키는 자세를 반복하다 보면 서서히 자극이 들어올 거예요. 약하다고 생각하면 무게를 올리면서 강도를 맞추면 되고 너무 무겁다면 개수를 줄이면서 코어를 지키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결국은 코어를 지키는 연습도 반복이 필요합니다.
 동작을 완성하는 데 급급하지 말고 근육이 수축-이완이 잘 되는지 위주로 운동해야 합니다. 중량을 들려고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부위의 근육을 사용하려고 운동하는 거 잖아요.
 하복부와 승모는 상극이다. 하복부의 긴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을 계속 집중해야 한다.
척추기립근까지 집중이 어렵다면 하복부 → 척추기립근에 먼저 집중하고 여기까지 집중하는 것이 익숙해지면 팔에 힘을 빼 보는 연습도 해 본다.

앞으로의 목표

피드백 내재화

그동안 이렇게 많은 피드백을 받았지만, 잘 고쳐지지 않았다. 역시 나쁜 습관으로 오랫동안 운동한 관습 때문인지 생각보다 의식적인 노력이 쉽지 않다. 앞으로의 시간 동안은 1년간 받은 피드백을 비로소 내 몸이 무의식의 영역에서 기억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은 바디 프로필

2023년, 작년 바디 프로필은 그 어떤 때보다 시각적으로 훌륭한 몸인것에 비해 결과물이 아쉬웠다. 올해에는 그동안 바디 프로필 스튜디오를 선정한 과정을 연도별로 회고하고 정리했다. 사실 이건 회사에서 수업을 회고할 때 하는 방법인데… 스튜디오를 고를 때도 적용해 보면 좋을 것 같았다. 올해에는 좀 더 내 스타일에 맞는 사진을 찍는 스튜디오를 골라 보기. 그리고 원하는 자세 좀 더 연구해 보기. 회고를 기반으로 좀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도록 노력하기.
앞으로 더 성장할 나를 기대하며…